제습 모드는 요금 할인 버튼이 아닙니다.
제습 모드는 실내 습도를 낮춰 끈적한 느낌을 줄이는 운전입니다. 냉방보다 이름이 덜 강해 보여서 전기를 적게 쓸 것 같지만, 실외기와 압축기가 돌아가는 순간 전력 사용은 피할 수 없습니다.
같은 조건에서는 냉방과 전력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같은 공간과 같은 희망온도 조건에서 냉방 모드와 제습 모드를 비교한 실험을 소개했습니다. 그 결과 온도 변화와 전력 소비 패턴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습만 켜면 전기요금이 확 줄어든다는 식의 말은 조심해야 합니다.
전기요금은 결국 소비전력과 사용시간의 곱입니다.
한국전력 전기요금 체험관도 에어컨 월간 전력사용량을 소비전력, 일일 사용시간, 사용일수로 계산합니다. 제습이든 냉방이든 오래 켜면 누적 사용량이 늘어납니다. 특히 하루 종일 켜두는 방식은 모드 이름보다 사용시간 자체가 더 큰 변수입니다.
제습이 유리한 순간은 따로 있습니다.
장마철처럼 온도는 아주 높지 않은데 습도 때문에 불쾌한 날에는 제습 모드가 체감상 더 맞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실내를 과하게 차갑게 만들지 않아도 쾌적해질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설정온도를 무리하게 낮추지 않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절약은 모드보다 설정온도와 공기 순환에서 갈립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여름철 냉방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설정하고, 선풍기를 함께 쓰고, 창문과 문을 닫아 냉방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한전 자료도 설정온도에 따라 전력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전기세를 줄이고 싶다면 제습 버튼보다 설정온도와 사용시간을 먼저 보는 편이 맞습니다.
필터 청소도 생각보다 직접적인 변수입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지 않으면 소비전력이 평균 3~5% 증가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필터가 막히면 같은 냉방감을 얻기 위해 더 오래, 더 강하게 운전하게 됩니다. 여름철에는 2주에 한 번 정도 필터 상태를 보는 습관이 전기요금과 냄새 관리에 모두 도움이 됩니다.
인버터와 정속형도 똑같이 보면 안 됩니다.
인버터 에어컨은 목표 온도에 가까워지면 출력을 낮추는 방식이고, 정속형은 켜짐과 꺼짐을 반복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남의 집에서 제습이 싸게 나왔다는 경험담을 내 집 요금으로 바로 가져오기는 어렵습니다. 제품 방식, 공간 크기, 단열, 실외 온도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